서산 9경 중 1경에 해당하는 해미읍성.
해미라는 말은 정해현과 여미현을 합쳐서 부르게 된 지명이라고 한다. 읍성은 지방의 관청과 사람들이 사는 곳을 둘러싼 성을 말하는데 읍이라는 말도 성에 둘러싸인 마을을 뜻한다.
해미읍성은 병영성이기도 한데 왜구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해미로 이전한 것이다. 1417년(태종 17)부터 1421년(세종 3)에 지어졌다.
해미읍성은 충무공 이순신이 근무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1576년(선조 9)에 무과에 급제한 이순신이 1579년(선조 12)에 세 번째 관직으로 충청병마절도사의 군관으로 부임하였고 10개월간 근무하였다.
해미읍성은 천주교와도 관계가 깊은 곳으로 한국 천주교 3대 성지로 불린다. 1790년대부터 천주교 박해가 시작되었고 병인양요와 오프르트 도굴사건으로 더 심해졌다. 이 시기에 1,000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당했는데 해미읍성 내에 있는 회화나무에 손발과 머리채를 매달았다고 전한다. 이 때문에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해미읍성을 방문했다.
① 진남문
진남문은 이름처럼 남쪽에 위치한 문으로 성의 정문 역할을 한다. 500년 전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해미읍성을 둘러볼 때 가장 처음에 마주하게 된다.
해미읍성은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읍성 중 하나로 성 안쪽을 향해 4~5단의 계단식 석축을 쌓은 후 흙으로 덮은 경사지를 이용해서 성 외벽을 쌓았다. 성 외벽은 고을별로 구간을 맡아서 쌓았는데 책임 건설을 위해 돌에 고을명이 새겨져 있다.
진남문 왼쪽에서는 청주가 표기된 돌을 볼 수 있고 오른쪽에서는 공주가 표기된 돌을 볼 수 있다.
읍성 위쪽에는 다양한 깃발들이 세워져 있다. 이것들은 조선시대의 주요 병영 깃발로 다양한 의미가 있다.
② 회화나무
진남문을 들어서서 북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오른쪽에 회화나무가 있다.
일명 호야나무라고도 하며 충남 지정기념물로 약 300년 이상 나이를 먹은 나무이다.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을 이 나무에 매달았다고 한다.
③ 옥사
회화나무 바로 다음에 옥사 건물을 볼 수 있다.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투옥되었던 옥사를 복원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크게 5가지의 형벌이 있었다.
옥사를 재현한 앞마당에는 형벌도구와 고문도구들이 있었다.
옥사 안쪽에는 사람 옥살이를 하는 사람 모양이 있다.
④ 민속가옥
옥사 동쪽에 주민들이 사는 집들을 재현해 놓았다. 부농, 서리, 상인의 집 형태가 있다.
⑤ 동헌
동헌은 옥사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동헌은 조선시대 지방관서에서 정무를 보던 중심건물이다. 지방의 일반행정 업무와 재판 등이 행해졌다.
⑥ 내아
성내의 관리와 가족들이 생활하던 관사이다.
동헌의 서쪽에 있는 문을 통해서 접근할 수 있다.
⑦ 객사
지방을 여행하는 관리, 사진들이 묶는 숙소이다.
동헌 왼쪽에 자리잡고 있다.
⑧ 청허정
동헌 오른쪽에 있는 계단을 통해 가볼 수 있다.
충청병마절도사로 부임한 조숙기가 1491년(성종 22)에 지은 정자로 '맑고 욕심 없이 다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병사들이 근처에서 무예를 익히다 휴식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문인들이 시를 짓는 곳으로도 사용됐다.
⑨ 기타
청허정 오른쪽에 조성되어 있는 대나무숲은 바람이 불 때 가면 인상적이다. 대나무가 서로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한이 맺힌 자들이 아우성치는 느낌이다. 청허정을 갈 때 계단이 아닌 대나무숲을 통해서 갈 수 있다.
무궁화동산도 있는데 방문했을 때는 아직 꽃이 필 시기가 아니어 휑한 느낌만 있었다.
뜬금없이 장독대가 조성되어 있기도 했다.
동문의 모습으로 멀리 아파트가 보인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나무 숲 근처에 돌탑도 조성되어 있다.
청허정 뒤쪽으로는 향토숲이 있는데 충남의 아름다운 100대 소나무 숲이라는 팻말을 볼 수 있다.
서문의 모습.
해미읍성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나무와 그네의자.
해미읍성 곳곳에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가 있었다. 조금 오래된 작품들이지만 익숙한 것들이어서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해미읍성에 있는 상점들은 코로나 영향인지 운영하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해미읍성은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 곳으로 해미 IC를 나가면 바로 만날 수 있다.
크기도 작은 편으로 둘러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서산에 갈 일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둘러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