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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기] 3. 첫인상의 강렬함

by wizy 2016.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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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라이브

겨울 비수기여서 렌터카를 쉽게 예약할 수 있긴 하지만 아침에서야 부랴부랴 'Guide to Iceland'를 통해서 했다.
예약 가능한 차가 많긴 했지만 역시 너무 느긋한 느낌.
호텔 사장님께 얘기를 했더니 눈이 많이 와서 작은 차는 위험하다고 더 큰 차를 빌리라고 했다.
사실 우리는 경비를 최소롤 할 목적이었기 때문이었지만 현지인의 충고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렌터카 사장님이 우리를 데리러 왔다.
사무실에 가서 더 큰 차로 협상을 하는데 작은 렌터카 회사인지라 렌터카에서 제시하는 차는 상당한 가격이었다.
할인을 많이 해준다고는 했지만 우리가 처음 고른 차의 2배 가격으로 약 60만원이 넘었다.
나름 친구가 흥정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게 오히려 렌터카 사장님을 화나게 한 듯. (물론 약간의 다혈질적인 성격도 있어 보이긴 했다.)
친구도 살짝 기분이 상해 있는 상태였다.
시간도 많이 소모됐고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출발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쁠 것 같아서 친구에게 그냥 차를 빌리고 기분을 풀자고 했다.
처음에는 완강했던 기운이 다행히 잘 풀려서 우리는 짐을 싣고 차를 출발 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차를 빌린 것이 다행이라는 순간이 나중에 찾아 온다.


[▲ 눈 덮인 도로 - 한국에서 달릴 기회가 별로 없는 익숙하지 않은 눈길]

차를 조금 달리니 금방 외곽으로 빠져서 눈 덮인 도로를 만났다.
한국에서는 자주 접할 수 있는 눈길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달렸다.
그런데 우리를 앞지르고 씽씽 달리는 차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 앞지르는 차량 - 빠른 속도로 달리는데도 미끄러지지 않는 신기함]

우리는 여행이 끝날 때까지 미끄러지지 않는 이유를 궁금해 했지만 그 미스테리를 풀 수 없었다. ㅎㅎ


[▲ 드문 드문 있는 집들 - 도시를 나서면 볼 수 있는 인가들]

세상은 온통 눈밭이었다.
내 평생에 이렇게 눈을 많이 본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


[▲ 마주 오는 차량 - 지나가는 차량이 드물어 반가운 차량]

아이슬란드에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도로 위에 차량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반가운 마음에 손이라도 흔들어주고 싶을 지경이었다.


[▲ 멋진 구름과 하늘 - 눈을 돌리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치]

아이슬란드는 정말 자연 그 자체이다.
자연이라는 것은 인공적인 요소가 가미되지 않은 순수한 아름다움이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아름다움이 펼쳐진 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난 눈 앞에서 그런 경험을 하였다.

 

#2 황금 원의 시작


[▲ 아이슬란드 국기 - 싱벨리어(Thingvellir) 주차장에서 위치한 펄럭이는 국기]

골든 서클의 첫 번째 도착지인 싱벨리어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유명 관광지여서 그런지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 오프로드 차량 - 주차되어 있던 위용을 자랑하는 오프로드 차량]


[▲ 싱그발라바튼(Thingvallavatn) - 싱벨리어 옆에 있던 아주 큰 호수]

싱벨리어 옆에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크다는 싱그발라바튼 호수가 있다.
이미 꽤 시간이 흘렀지만 겨울이어서 해가 늦게 뜨면서 많이 누워 있는 상태였고 그런 모습이 호수에 비추어져 멋진 경치를 연출하였다.



[▲ 싱벨리어(Thingvellir) 교회 - 눈으로 덮인 자연과 동화된 하얀 벽의 교회]

조금 걷다 보니 멀리 싱벨리어 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넓은 대지 위에 아담한 교회가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눈과 잘 어우러져 마치 태초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아이슬란드 최초의 교회로 결혼식 장소로 인기 있는 곳이라고 한다.
옆의 건물들은 알싱기 1000년을 기념하여 개인이 지은 별장인데 현재는 대통령의 여름별장으로 이용된다고 한다.


[▲ 싱벨리어(Thingvellir) 협곡 - 한걸음 걸을 때마다 협곡이 벌어지는 느낌]

싱벨리어 협곡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
왼쪽 절벽에서 법을 어긴 사람들을 처형하였다고 한다.
이 협곡이 유명한 또 한가지 이유는 북미대륙판과 유라시아판이 분리되는 지점으로 매년 2cm씩 벌어진다고 한다.


[▲ 전망대 - 싱벨리어(Thingvellir) 교회를 조금 더 멋지게 볼 수 있는 위치]

조금 가다보니 싱벨리어 교회를 더 멋지게 볼 수 있도록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그러나 눈이 온 상태로 얼어있어 엄청 미끄러웠다.
중간 계단에서 미끄러움에 당황하고 있으니 어떤 여자가 도와주었다.ㅎㅎㅎ


[▲ 싱벨리어(Thingvellir) 교회 - 알싱기 근처에서 바라본 색다른 모습]


[▲ 눈 덮인 들판 - 알싱기 근처에서 바라본 눈으로 덮인 풍경]

[▲ 알싱기 - 세계 최초로 의회가 열린 곳]

알싱기에 도착.
알싱기에는 아이슬란드 국기 하나만 덩그러히 놓여 있었다.
하지만 이 곳이 바로 세계 최초로 의회가 열닌 곳이라고 한다.
사물이든 삶이든 역사와 이야기가 있어야 의미가 생긴다.
문득 내 삶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고 의미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만약 그런 것들이 부족하다면 이제부터라도 만들면 되지 않을까?

 

#3 뜨거운 가슴을 가진 아이


[▲ 제설차 - 옆으로 엄청나게 많은 양이 쓸려나가는 눈]

두 번째 목적지를 향해 출발.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빠르게 이동할 수 없었다.
인기 관광코스여서 그런지 차들도 꽤 많았다.


[▲ 눈꽃 핀 나무 - 하얀 눈으로 화장을 하고 반기는 느낌]

속도를 낼 수 없었지만 대신 아름다운 설경들을 끊임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는법.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기를 희망한다.


[▲ 눈 덮인 집과 차 - 눈이 많이 와서 꼼짝않고 집 안에만 있었던 것일까?]


[▲ 기울어 가는 태양 - 낮이 짧은 겨울을 실감하게 하는 태양]

아직 오후 한창인데 이동 중 계속 해가 기울어 조바심이 났다.
그럼에도 해와 구름이 만들어 내는 그림을 감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 게이시르(Geysir) - 따뜻한 물때문에 녹아 흘러 내리는 시내]

게이시르에 도착하니 수증기가 자욱했다.
중간 중간에 조그마한 간헐천도 있어서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 게이시르(Geysir) 작은 간헐천 - 부글부글 끓는 물]


[▲ 게이시르(Geysir) 중심 간헐천 - 뜨거운 물로 인해 피어오르는 수증기]

게이시르의 중심 간헐천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내가 다가가고 있었는데 크게 물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아쉽게도 사진을 못 찍었고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기다렸다.
몇 번의 실패 끝에 겨우 사진을 찍었다.


[▲ 솟구친 간헐천 - 어마어마하게 높이 솟아오르는 물기둥]

물기둥이 어마어마하게 솟아오른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젖을 염려는 없었다.
겉 모습은 온순한 아이와 같았는데 속에는 뜨거운 가슴을 품고 있었다.
나도 어렸을 적에 뜨거운 가슴을 품고 살고팠는데 지금은 차가운 가슴이 되어 버린 것만 같다.
다시금 마음 속에 붉은 마음 한 조각 품고서 가슴을 뜨겁게 데우고 싶다.
아마 여행이 끝날 때쯤엔 그렇게 되어 있지 않을까?


[▲ 게이시르 간헐천 - 눈 깜짝할 사이에 솟아오르는 물기둥]

 

#4 금빛 눈부심

드디어 남부에서 가장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익히 소문을 들었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압도한다.


[▲ 굴포스(Gullfoss) - 들어가는 입구부터 웅장한 장관을 연출하는 폭포]

저 멀리서 흘러와서 한 차례 물이 떨어진 후 깊은 틈으로 다시 크게 떨어지는 모습.
과히 황금폭포라 불릴만 하다.
그만큼 큰 가치가 있는 것이리라.


[▲ 굴포스(Gullfoss) - 깊은 틈으로 떨어지는 물]

물이 떨어지는 깊은 틈은 얼만큼 벌어져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친구와 농담으로 저리 떨어지면 구해주기 힘들거라는 말을 했다. ㅋㅋ


[▲ 굴포스(Gullfoss) - 엄청 많은 수량]

가까이서 보면 수량이 꽤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량이 많아서 더 웅장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 굴포스(Gullfoss) - 틈으로 떨어져서 계속 흘러가는 물]


[▲ 굴포스(Gullfoss) - 눈과 얼음이 어우러진 모습]

난 겨울에 와서 눈과 얼음이 멋지게 앙상블을 이루는 모습을 본 것인데 이런 모습을 보니 여름의 모습도 무척 궁금하였다.
기회가 된다면 여름에도 다시 와서 보리라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하였다.


[▲ 굴포스(Gullfoss) 언덕 가는 계단 - 높은 위치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길]

폭포 옆의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는데 높은 위치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었다.


[▲ 굴포스(Gullfoss) 언덕 위 호텔 - 오로라를 만나기 최적인 곳]

그리고 거기에는 엄청 비싼 호텔도 있었고 오로라를 보기 좋은 위치여서 그렇다고 한다.
여기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면 더 멋진 일일 것이다.
나는 아직까지 오로라를 만나지 못해 더욱 기다리고 있었던 때이기도 했다.


[▲ 굴포스(Gullfoss) - 위에서 바라본 또 다른 모습]

위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굴포스의 느낌은 색달랐다.
아래에서 볼 때는 폭포의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었는데 위에서 보니 무척 컸다.
주변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모습과 흰 거품을 내는 물결.


[▲ 굴포스(Gullfoss) - 마치 금빛같은 사그러지는 해]

아직 이른 오후지만 어느새 해가 넘어가는 모습과 어우러지는 장관.
다른 폭포도 각각의 개성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여기가 아이슬란드의 최고 폭포라 생각될 정도였다.


[▲ 굴포스(Gullfoss) - 힘있게 흘러가는 물길]


[▲ 굴포스(Gullfoss) 영상]


[▲ 굴포스(Gullfoss) 영상]

#5 한낱 미물 같은 존재


[▲ 굴포스(Gullfoss) 위쪽 욀퓌사우(Olfusa) 강- 보이지 않는 지평선 멀리서 끊임없이 달려와 쏟아지는 물]

어마어마한 자연 환경 앞에 서면 인간은 한낱 미물같은 존재인데 항상 현실의 작은 일에 전전긍긍한다.
그 모습은 나 또한 비슷했다.
삶의 긴 터널을 지나는데 있어 찰나의 순간.
우주의 한 점처럼 사는 먼지같은 존재.
문득 문득 이런 생각을 하지만 어느새 현실로 돌아가는 나.

#iceland #아이슬란드 #gullfoss #굴포스 #thingvellir #싱벨리어 국립공원 #geysir #게이시르

 

 


뜻하지 않게 다음 메인에 올라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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