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는 한국에서 여행하기에 먼 나라여서 쉽게 갈 수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 버킷리스트에 담아 두는 경우가 많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한다면 꼭 방문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골든 서클(Golden Circle)이다.
골들 서클은 아이슬란드 남서부 지역의 유명한 관광지 세 곳을 말한다. 바로 싱벨리르 국립 공원 (Þingvellir National Park), 게이시르 지열 지대 (Geysir Geothermal Area), 굴포스 폭포 (Gullfoss waterfall)이다. 이 지역들은 개성적인 분위기와 멋진 경관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차로 2시간가량의 거리 내에 있다.
▶ 여행 루트
아이슬란드는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한다.
레이캬비크 - 45분 - 싱벨리르 국립 공원 - 50분 - 게이시르 - 10분 - 굴포스 폭포 - 1시간 40분 - 레이캬비크
▶ 액티비티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서는 골든 서클 인근에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한다.
- 랭요쿨빙하에서 스노모빌 타기: 굴포스 인근에 있지만 차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슈퍼지프차가 필요하다. 굴포스에서 픽업을 받아 이용할 수도 있다.
- 크비타(Hvíta)강에서 래프팅하기: 크비타강의 지류에서 진행이 되며 가족단위의 초보자들이 즐기기 좋다. 래프팅을 하면서 멋진 풍경도 감상할 수있다.
- 실프라(Silfra)에서 스노쿨링하기: 씽벨리르 국립공원에 있는 다이빙 장소 실프라(Silfra)에서 즐길 수 있다. 물의 가시거리가 80-100미터로 무척 맑다. 물의 온도가 매우 낮아서 드라이수트 잠수복을 입어야 한다.
◆ 싱벨리르 국립 공원 (Þingvellir National Park)
싱벨리르 국립 공원은 문화적, 지질학적,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우선 싱벨리르는 아이슬란드 국립 공원 중 가장 처음으로 선정된 곳이며 또한 아이슬란드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아이슬란드 건국과 시민 사회 생성과 관련 있는 곳이다. 골든서클 중 레이캬비크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차량으로 45분 정도 걸린다.
싱벨리르의 지질학적 특성은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의 두 지각판이 직접 맞닿아 생긴 협곡이라는 사실이다. 이 협곡은 아이슬란드 전국을 관통하고 있으며 해수면보다 위로 올라온 대서양 중앙산령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싱벨리르 공원 전망대에서 보면 왼쪽이 유라시아판이고 오른쪽이 북아메리카판의 일부이다.
아이슬란드는 지질학적으로 아직 어린 지형이어서 여러 지형 생성 작용이 전개되고 있다. 활발한 지형 생성 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 싱벨리르 주변에 있는 아이슬란드 최대 크기의 호수인 싱벨라바튼 위로 솟아 있는 다양한 화산들이다.
지난 2천년 동안 이 지역에는 화산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아름다운 이끼, 토종 자작나무, 외래산 소나무 등이 공원 내부에서 숲을 이루고 있다. 지금도 주변에서 발생하는 주기적인 지진 때문에 두 지각 판 사이가 1년에 약 2.5cm 정도가 벌어진다. 랭요쿨 빙하가 녹아서 생긴 물이 지진으로 협곡을 채우게 되고 지하의 화산 암반층 사이를 통과하여 싱벨라바튼 호수로 흘러간다.
싱벨리르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으로 아이슬란드 건국의 배경이 되었다. 서기 800년경에 초기 아이슬란드 주민들이 이 곳으로 이주해 왔다. 노르웨이 왕의 탄압에 견디지 못해 도망친 주민들은 서기 930년경에 공동정부를 구성하여 각 집단간 논의를 하고자 했다. 각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을 한 명씩 보내서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장소를 의회의 들판이라 불렀고 아이슬란드어로는 싱벨리르라고 한다. 이후 노르웨이가 아이슬란드를 점령하고 덴마크에 통합되는 등 역사적 변화가 진행되어도 의정 활동을 단 한 번만 중단했을 정도로 끊임없이 지속되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로 인해 아이슬란드의 알싱기(Alþingi, 의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현존하는 의회가 되었다.
◆ 게이시르 지열 지대 (Geysir Geothermal Area)
우선 게이시르(Geysir)는 간헐천을 뜻하는 말로 영어의 geyser의 어원이다. 일종의 온천으로 일정 간격으로 물이 솟아나는 것을 뜻한다. 게이시르 지열 지대는 우카달루르(Haukadalu) 계곡 안에 있고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가까이 갈수록 곳곳에서 증기가 올라오고 물이 고인 곳에서 공기방울을 볼 수 있다.
아이슬란드의 간헐천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그레이트 게이시르(Great Geysir)이다. 현재는 활동이 약해져서 거의 분출하지 않는데 1910년대에는 30분마다 분출할 정도로 활발했다고 한다. 1916년에 갑자기 분출이 멈춰버리자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분출 활동을 일어나게 하려고 했으나 환경적으로 안 좋은 영향이 있다는 사실에 1990년대 들어서는 개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현재는 대부분 휴면 상태이지만 운이 좋으면 가끔씩 분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대형 지진이 발생한 후에는 활발해진다고 한다.
그레이트 게이시르의 분출 모습은 보기 힘들지만 근처에 있는 스트로쿠르(Strokkur)는 약 10분마다 한 번씩 물줄기를 내뿜는다. 이 간헐천은 대략 20-40m 높이까지 솓구치는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장관이다. 그레이트 게이시르가 보통 100m 이상까지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최고 기록은 170m에 달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거의 볼 수 없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간헐천 반대에 있는 게이시르 센터(Geysir Centre)에서 기념품을 살 수 있고 아이슬란드 전통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또한 인근의 뢰이가바튼(Laugarvatn) 마을의 폰타나(Fontana) 노천 온천을 들러 몸을 담가 보는 것도 좋다.
◆ 굴포스 폭포 (Gullfoss waterfall)
골든 서클의 마지막 장소는 바로 대형폭포 굴포스이다. 굴포스는 깊은 계곡에 2단으로 형성되어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진다. 굴포스의 전체 높이는 약 32m에 달하고 특히 여름에 수량이 엄청나다.
굴포스 자체의 모습도 장관이지만 맑은 날에는 무지개가 펼쳐져서 더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준다. 굴포스로 흐르는 강은 크비타(Hvíta)이다. 래프팅을 많이 즐기기로 유명한 곳이다. 굴포스를 방문하기 좋은 시기는 여름이다. 물보라를 조금 더 가까이서 맞을 수 있는 산책로가 개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폭포 일부가 얼어서 얼음 덩어리가 떠내려가는 모습도 멋지기 때문이다.
굴포스는 이제 많이 알려져서 전세계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는데 한 때는 없어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세기 초 굴포스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팔려 댐이 세워질 계획이었다. 폭포의 주인이었던 토마스 토마슨이 투자자들에게 임대권을 판매했었는데 그의 딸 시그리뒤르(Sigríður)가 반대를 하고 나섰다. 시그리뒤르는 자신이 좋아하는 굴포스가 사라지는 것을 너무 슬퍼하여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저지했다. 폭포에 몸을 던지겠다는 협박부터 200km에 달하는 레이캬비크까지 걷기를 시도했으며 법적 투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행동은 비판 여론을 형성하게 되었고 결국은 투자자들과의 계약이 무효화되었다. 추후에 아이슬란드 정부가 굴포스를 사들이게 되었고 국가기념물로 지정하였다.
시그리뒤르는 가난하고 교육받지 못한 여성이었지만 자연을 지키고자 자본주의와 가부장적 사회에 당당히 맞선 인물로 오늘날 기록되고 있다.
이 글은 「월간 트럭특장차」 22년 1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재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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