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는 ‘언덕의 마을’로 잘 알려진 곳으로 다양한 꽃이 심어져 있어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크게 북쪽의 패치워크 로드와 남쪽의 파노라마 로드로 나뉘는데 TV프로그램과 다양한 광고에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장소가 되었다. 보통 꽃이 핀 풍경을 보기 위해 여름에 방문을 많이 하지만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어서 겨울 여행지로도 손색없다.
비에이와 후라노는 홋카이도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후라노가 배꼽의 마을(へその町, 헤소노마치)로 불리기도 하는 것은 순전히 위치 때문이다.
홋카이도는 다른 일본 지역과 다르게 지명의 느낌이 다르다. 원래 살았던 ‘아이누 족’의 말의 흔적 때문이다. 이곳을 점령한 일본인들이 원래 이름에 한자를 끼워 맞춰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 이름이 되었다.
비에이는 아사히카와와 후라노 사이에 위치한 마을로 이름은 기름지고 탁하다는 아이누어 ‘피예(ピイェ)’에서 유래했다. 비에이의 강이 유황 등의 성분 때문에 실제로 그러한 느낌이 있다. 비에이의 한자 뜻은 ‘아름다운 옥빛’인데 실제로 푸른 빛이 감도는 자연들을 만날 수 있다.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이 주는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 1970년대 마에다 신조의사진 작품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로 수많은 영화, 드라마, CF에 등장하게 되었고 사람들에 더욱 알려졌다. 하지만 관광지가 사유지인 곳도 많아서 사람이 몰리고 피해를 입으면서 주인이 나무를 베어버리는 등 멋진 풍경이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다.
비에이를 경험하는 방법 4
렌터카
가장 편리하고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이다. 대략 5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비에이에서 둘러봐야 하는 곳들이 단순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특히 비에이의 관광지들은 대부분 주소로 찾기 어렵기 때문에 맵 코드를 미리 확인해 둬야 한다.
택시
비에이역에서 택시를 잡아서 둘러볼 수 있다. 가격은 대략 1시간에 최소 5천엔 정도 소요된다.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최선의 방법으로 3명이 모인다면 금전적인 부담도 줄어든다.
자전거
느긋한 마음으로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전거도 좋은 방법이다. 자전거로는 패치워크로드와 파노라마로드 중 한 곳만 갈 수 있다. 패치워크로드에 유명한 나무가 많기 때문에 추천한다. 다만 겨울에는 추워서 적당하지 않은 방법이다. 비용은 대략 1시간에 최소 200엔부터이다.
도보
자연속으로 스며들고 싶다면 걸어서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만 오래 걸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역시 겨울에는 추천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패치워크 로드(パッチワークの路)
홋카이도 비에이의 북쪽에 위치하며 구릉지대를 달리는 도로를 패치워크 로드라고 부른다. 유럽의 시골을 떠올리게 만드는 풍경이 아름답고 도로 주변으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하늘에서 보면 언덕과 들판의 모습이 마치 헝겊 조각을 이어 붙인 패치워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지역이다. 드라이브로 유명한 길이지만 자전거를 이용해서 둘러보는 여행자들도 많다. 여유가 된다면 아름다운 길을 자전거로 느긋하게 달려보며 자신만의 여행지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켄과 메리의 나무(ケンとメリーの木)
1972년 닛산자동차 ‘스카이라인’ CF시리즈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나무의 이름은 CF에 등장한 남녀 주인공의 이름인 켄과 메리에서 따 온 것이다. 길 옆에 키 큰 포플러 나무가 바로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근처의 경치가 좋아서 드라이브하기에도 적당하다.
세븐 스타 나무(セブンスターの木)
나지막한 언덕 위에 한 그루의 떡갈나무가 서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세븐 스타 나무이다. 1976년에 일본의 담배인 ‘세븐 스타’의 패키지에 나무 이미지가 사용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에이 지역의 풍경과 잘 어울려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이다.
광고에 등장하기 전에는 ‘비에이의 북쪽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라 불렸다고 한다.
오야코 나무(親子の木)
약간 높은 언덕 위에 나란히 서 있는 세 그루의 떡갈나무를 찾을 수 있다. 양쪽의 큰 나무 가운데에 작은 나무가 서 있다. 강한 눈보라가 몰아치거나 뜨거운 햇빛이 내리쫴도 굳건히 버티는 모습에서 마치 부모가 아이를 보살피는 느낌이 든다고 해서 부모와 자식의 나무 즉 오야코 나무라고 불린다.
차로는 가까이 갈 수가 없어서 보통 멀리서 나무를 감상하는데 오히려 그 모습이 더욱 부모와 자식의 느낌을 강하게 해준다. 참고로 양 옆의 큰 나무는 90년, 작은 나무는 60년 정도의 나이라고 한다.
마일드 세븐 언덕(マイルドセブンの丘)
한때 국내에서도 엄청 유명했던 일본 담배인 마일드 세븐. 꽤 오래전에 단종되었기 때문에 조금 어린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이름이 남아 있는 비에이의 관광지가 있다. 바로 마일드 세븐 언덕이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여기도 마일드 세븐 담배 광고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눈으로 보는 것도 이쁘고 사진으로 담는 것도 이쁘기 때문에 사람들이 꼭 들리는 곳이다. 특히 겨울에 보는 경치가 무척 멋지다. 비에이에 있는 나무들이 보통은 사유지에 있는 것으로 함부로 들어가면 안된다. 마일드 세븐 언덕도 마찬가지인데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무분별하게 들어가면서 근처에 있는 경작지를 망쳤다고 한다. 그래서 농장 주인이 나무를 베어버려서 지금 가면 예전의 모습을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사례는 철학자 나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록 지금은 예전과 같은 모습은 아니더라도 그 분위기는 남아 있고 근처에 새롭게 나무를 조성해서 새로운 마일드 세븐 언덕도 있으니 들러 볼만하다.
퍼피의 나무(パフィーの木)
1997년 니혼TV 드라마 와일드데 이코우의 촬영을 했던 곳이다. 주인공인 일본의 2인조 여성 그룹의 이름(PUFFY)을 따와서 퍼피의 나무로 불리게 된 곳이다.
파노라마 로드(パノラマロード)
여름에 방문하면 형형색색의 언덕이 멋진 곳으로 비에이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후라노 지역과 연결된다. 패치워크 로드에 비해 교차되는 길이 많기 때문에 사전에 경로를 파악해두면 좋다.
여름에는 다채로운 꽃이 핀 언덕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면 겨울에는 눈으로 가득한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クリスマスツリーの木)
넓은 들판에 나무 한 그루가 홀로 서 있는데 크리스마스때 장식을 하는 나무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나무 꼭대기를 보면 별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이 아닌 계절에 방문하면 푸른 초원에 서 있는 모습 자체로도 무척 멋지고 해질녘에 방문하면 인생 샷을 남기기에 좋다. 하지만 겨울에 방문하면 왜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라고 부르는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다만 겨울에 방문을 하게 되면 날씨에 따라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은 단점이다.
비에이에서 볼 수 있는 나무 중에 손 꼽을 수 있는 만큼 멋진 곳이니 꼭 방문해 보길 권한다. 역시 사유지 안에 있기 때문에 가까이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금 멀리서 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빨간 지붕 집(赤い屋根の家)
언덕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빨간 지붕을 가진 집이 있다. 이 곳도 하우스 크림 스튜 CF에 나오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 근처에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겨울에는 그 분위기가 다소 감소하는 것 같아 다소 아쉽지만 나름의 운치가 있다. 해가 비출 때 사진을 찍으면 정말 매력적인 모습을 담을 수 있다. 역시 사유지이기 때문에 가까이 가는 것은 어렵다.
타쿠신칸 갤러리(拓真館)
비에이와 관련된 작품들을 전시하는 곳이다. 언덕으로 이루어진 비에이를 사진으로 알린 마에다 신조의 개인 갤러리이다. 전시된 사진들은 비에이의 사계절 매력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입장료가 무료이니 시간이 된다면 들러 보길 권한다. 전시물은 비정기적으로 교체가 된다고 한다.
타쿠신칸 갤러리를 가보면 제주도의 김영갑 갤러리가 떠오른다. 김영갑 사진작가도 죽을 때까지 제주도에 머물면서 제주의 멋진 풍경을 담았다. 비록 활동한 곳은 다르지만 두 명의 사진 작가가 자신이 사는 지역을 사랑한 것은 같은 느낌이고 사진을 보면 그 마음이 전해져 온다.
푸른 연못(青い池, 아오이이케)
마치 하늘을 담은 것처럼 푸른 색 물감으로 칠해진 느낌이어서 바라보고 있으면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특히 날씨, 보는 위치, 시간 등에 따라 색이 달라 보여서 사람들이 매력에 빠진다. 게다가 연못 곳곳에 고목이 된 카라마츠가 있어서 환상적인 모습을 더한다.
푸른 연못이 유명해진 계기는 애플 컴퓨터의 맥에서 사용된 바탕화면의 이미지 때문이다. 맥에서 기본으로 선택할 수 있는 15개의 바탕화면 이미지 중 하나가 푸른 연못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비에이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리는 명소가 되었다.
사실 푸른 연못은 자연적으로 생긴 것은 아니다. 1988년 12월에 토카치다케산이 분화했고 그 화재 피해를 보호하기 위해 콘크리트 블록 제방을 건설했다. 그 제방에 물이 고여서 생긴 연못이다.
이 연못이 푸르게 보이는 이유도 독특하다. 시로가네 온천 지역에서 솟아나는 물에는 알루미늄을 포함하고 있다. 이 물이 다른 물과 섞여서 콜로이드가 생성되는데 콜로이드 입자가 햇빛에 비치면 푸르게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의 푸른 연못은 푸른 느낌은 약하지만 눈 쌓인 풍경이 주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흰 수염 폭포(白ひげの滝, 시라히게노타키)
푸른 연못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서 묶어서 둘러보는 곳이다. 물이 떨어지는 높이는 대략 30m로 아주 높지는 않다. 하지만 일본에서 보기 드문 잠류 폭포인데 지하수가 암벽의 갈리진 틈에서 흘러 떨어지는 모습이 멋지다. 폭포의 명칭은 물이 떨어지는 느낌이 마치 흰 수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에는 알루미늄이 포함되어 있는데 비에이강으로 들어가 섞이면 색이 푸르게 변한다. 그래서 비에이강을 ‘블루 리버(Blue river)’라고 부르며 인기가 많다.
흰 수염 폭포는 겨울에 더 멋진 모습을 자랑한다. 암벽 사이에서 나오는 물은 지하 온천수이기 때문에 한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그래서 거기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주변에 얼어붙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겨울에 라이트 업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시로가네비루케(白金ビルケ)
푸른 연못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새롭게 생긴 비에이 도로 휴게소이다. 시로가네비루케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이곳이 원래 비루케의 숲의 시로가네 인포메이션 센터였기 때문이다. 비루케는 비에이의 나무인 시라카바(シラカバ, 자작나무)의 독일어이다.
시로가네비루케는 푸른 연못에서 2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으며 흰 수염 폭로로 가는 길에 자리하고 있어서 관광 중에 잠시 쉬었다 가기 좋다. 휴게소에서 푸른 연못 사브레, 푸른 연못 소다 등 푸른 연못 관련 기념품을 살 수 있다. 또한, 비에이산 밀을 사용한 번과 비에이산 야채를 넣은 BTB버거를 맛볼 수 있어서 간단하게 요기하기에도 좋다.
후라노
후라노라는 이름은 아이누어 ‘후라누이(フラヌイ)’에서 유래했는데 ‘유황냄새가 나는 땅’이라는 뜻을 가진다. 카미후라노마치와 비에이초(美瑛町)의 경계에 있는 활화산과 도카치다케 부근에 많은 온천이 생긴 것 때문에 이름이 붙었다.
팜 도미타(ファーム富田)
후라노는 라벤더가 가득해서 보랏빛이 넘실대는 느낌이 정말 좋은 곳이다. 라벤더 꽃밭을 둘러 볼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도 팜 도미타가 가장 유명하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곳이고 라벤더를 재배한 이유는 향료 제조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겨울에 팜 도미타를 방문하면 사실 볼 것이 거의 없다. 라벤더가 있어야할 곳에는 눈만 가득하다. 그래도 팜 도미타를 겨울에 방문해 볼만한 이유가 한 가지는 남아 있다.
팜 도미타에서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데 보랏빛을 입에 머금으면 달콤함이 스르르 퍼진다. 겨울에 먹는 느낌은 색달라서 나름의 운치가 있다. 기념품점도 있어서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겨울에 가면 사람이 거의 없어서 여유로운 것은 덤이다.
후라노 치즈 공방(富良野チーズ工房)
홋카이도는 일본 우유 생산량의 약 40%를 책임지고 있을 정도로 유제품이 유명하다. 후라노 치즈 공방은 후라노 목장에서 키운 젖소에서 짜낸 우유로 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주로 치즈 제품이 주를 이룬다. 우유 본래의 맛을 유지하는 것이 컨셉이라 다소 심심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동선을 따라 치즈 제조실을 견학할 수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치즈 만들기 체험에 참여해도 좋다. 만든 치즈는 가지고 갈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할 수 없다면 만들어진 치즈를 시식해보고 구매할 수도 있다.
후라노 치즈로 만든 갓 구운 정통 피자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간식으로 맛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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