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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Let Me Eat Your Pancreas, 君の膵臓をたべたい)

by wizy 2018.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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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로 제목이 특이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제목만 보고 좀비물을 예상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제목이 정말 특이하다.

과연 제목만 특이한지 궁금한 영화이다.


(아래 글에 영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선생님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도서관 이전으로 인한 책 정리를 부탁 받게 된다.

그러면서 그는 12년전 학창시절 겪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주인공은 은둔형 외톨이로 다른 사람들에게 크게 눈에 띄는 일 없이 조용히 지낸다.

우연히 병원에서 공병문고라는 일기를 주워서 앞 부분을 보게 되는데 그 내용은 자신이 불치병으로 인해 죽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때 그 일기의 주인이라고 나타난 소녀는 바로 학급에서 인기가 많은 사쿠라.

그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사쿠라는 주인공 주위를 맴돈다.

주인공은 그게 귀찮지만 거절을 하지 못한다.

정말 사쿠라가 죽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그녀는 발랄하고 생기가 넘친다.

죽음에 초연한 느낌이다.

누구라도 언젠가는 죽게 되는 것 아니냐는 당돌함마저 보인다.

오히려 주인공이 병이 있는 느낌까지 들 정도.

그렇지만 둘이 조금씩 소통을 하고 어울리게 된다.

어쩌면 그녀는 타인의 삶에 끼어들어 곧 죽을 자신과 관계를 만들어 그의 기억에 남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외톨이 소년이었을까.

세상의 두려움과 상처때문에 모든 사람들 밀어 내는 그에게 그녀는 조금은 이기적인 모습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유는 곧 밝혀진다.

그녀도 죽음이 무서운 것이다.

불치병으로 인해 외톨이 소년보다 더 외로웠던 것이다.

공병문고 속의 죽음이라는 말에도 너무다 태연했던 그였기에 자신이 죽더라도 덜 슬퍼할거라는 막연한 생각.

그렇지만 사람의 관계라는 것은 조정이 가능한 것인 아니지 않는가.

영화는 초반부터 사쿠라가 불치병이라고 했기 때문에 결말은 정해져 있다.

그렇지만 마치 그 설정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영화는 진행된다.

그런 사실을 잊고 영화에 몰입하다보면 어느새 영화의 결말은 초반에 말했던 것처럼 되어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공병문고를 다시 보고 또 다른 메시지를 찾게 된다.

그녀는 그로 인해 꽉 찬 삶을 살다 간 것이고 그는 그녀로 인해 삶에 또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영화는 어찌보면 전형적인 청춘 로맨스 장르같은 느낌이고 설정도 상투적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풀어가는 방법은 다소 새롭다.

죽음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기 때문에 그의 하루도 그녀의 하루의 가치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와 그녀의 짧은 시간임에도 행복이라는 가치가 발생한 느낌이다.

일본 특유의 감성이 잘 녹아 있고 과하지 않게 잘 풀어낸 영화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죽음이 찾아오고 나의 하루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마음을 울린다.

그럼에도 아직도 세상의 틀에 갇혀서 허우적거리고 여전히 아련한 꿈을 그리워하며 영화의 여운을 음미한다.


참고로 영화의 제목은 아픈 사람이 그 부위를 먹으면 낫는다는 떠도는 이야기를 표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극 중 대사에 나오듯이 그 사람의 영혼에 살고 싶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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